데드 돈 다이 | 2019
짐 자머시의 2019년 좀비 코미디 영화는 2019년 칸 영화제 개막작이자 황금종려상 경쟁 후보작으로 주목을 받았다. 짐 자머시가 좀비 영화를 만든다는 사실 자체가 화제를 모았고, 그의 특유의 B급 소재와 조촐한 스케일에도 불구하고 출연한 배우들의 라인업은 화려하다.
이 영화의 특징은 다른 좀비 영화들과 달리 등장인물들이 좀비들이 떼로 몰려오는 상황에서도 매우 무덤덤하게 반응한다는 점이다. 짐 자머시 영화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좀비 영화 팬에게는 다소 낯설 수 있다.
이 영화는 2019년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먼저 공개되었다. 영화의 초반, 동네 경찰 클리프와 로니는 농부 프랭크의 신고를 받고 은둔자 밥이 사는 숲으로 가게 된다. 프랭크는 닭을 도둑맞았다고 주장하며 경찰에 신고했지만, 밥은 경찰의 질문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그저 총으로 위협하며 경찰이 떠날 때까지 수풀 속에 숨어 있다. 경찰은 별다른 대응 없이 상황을 마무리하고, 밥은 경찰의 뒷모습을 망원경으로 바라본다.
차를 타고 동네로 돌아가는 클리프와 로니는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며 순찰을 계속한다. 이때, 오후 8시인데 날씨는 마치 대낮처럼 밝고, 시계와 휴대전화는 모두 먹통이 된다.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낀 로니는 "결국은 끝이 안 좋을 거에요, 클리프"라고 말하지만, 클리프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둘은 순찰을 계속하며 라디오에서 ‘데드 돈 다이’라는 노래가 나오자 로니는 그 노래에 반응한다. 그는 이 노래가 영화에 나온 것 같다고 말하고, 클리프도 노래를 들으며 뭔가 이상한 날이지만 평화롭게 순찰을 이어간다. 그러나 영화는 플롯이 약하고 메타포가 지나치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9년의 《리미츠 오브 컨트롤》 이후, 다시 한 번 좋지 않은 평을 받았고, 일부 사람들은 자머시의 이름값 때문에 평점이 높아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사실, 일반 관객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 수밖에 없는 영화다. 개성 있는 조연 캐릭터들이 허무하게 죽고, 후반부에는 갑자기 제4의 벽을 깨는 연출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짐 자머시 특유의 허무주의적인 개그가 대부분의 관객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요소로 작용하며, 영화는 상당히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짐 자머시는 이 영화를 두고 "내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나와 바보 같은 이야기를 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래서 이 영화는 전통적인 좀비 액션물이 아니라, "좀비물의 내러티브를 차용한 짐 자머시의 취미적인 영화"로 볼 수 있다. 등장인물들의 무덤덤한 감정 표현이나 허무주의적인 결말, 웃음 포인트와 대놓고 노린 메타픽션적 연출 등은 자머시의 스타일이 고스란히 드러난 부분이다. 이로 인해 감독 특유의 테이스트가 가득한 영화지만, 이러한 요소들이 코드가 맞지 않는다면 많은 관객들에게는 그저 '못 만든 영화'로 느껴질 수 있다.
사실, 이 영화는 좀비물의 클리셰를 비튼 B급 컬트 영화 중에서는 그리 매니악한 수준은 아니지만, 감독의 특성에 대한 이해 없이 단순히 좀비물을 기대하고 이 영화를 접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자머시의 전작들을 오마주하거나 패러디한 개그와 장면들이 등장하는데, 자머시의 전작들을 본 사람이라면 더욱 재미있게 느낄 수 있지만, 이를 몰라도 내용 이해에는 큰 문제가 없다.
영화 전반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하의 미국을 풍자하는 내용이 많고, 조지 A. 로메로의 오마주가 곳곳에 숨어 있다. 특히 결말 부분에서는 물질주의에 대한 비판이 두드러지며, 자머시 특유의 정치적 메시지가 강하게 담겨 있다.
